엄마 저를 용서하세요.
이 마음은 진심이에요.
언제나 당신만은 나를
이해해 주기를 바라 왔어요.
당신이 늘 얘기했듯이
인생은 참 쉽지 않네요.
어느 날 길모퉁이에서
문득 멈춰버릴 것만 같아요.
엄마, 난 어쩌면 좋아요?
이제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무거운 발걸음으로
하릴없이 거리를 헤매 봐도
이 마음 둘 곳이 없어요.
두려운 게 없었지,
잃을 것도 없었어.
더 이상 날 말리는 이도 없었지.
뜨거운 분노에 미쳐,
거센 슬픔에 미쳐
모든 것을 부숴 버리려 했지.
당신의 바람대로 착한 아이가 되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지만
당신에겐 그걸로 충분하지가 않았고
아직 어린 나의 인생을
실패다, 끝났다 했지.
세상은 이렇게 아름다운데
왜 나를 그런 작은
구덩이에 밀어 넣었나요?
눈 감은 채, 귀 막은 채,
입 닫은 채,
마치 죽은 체 살기 바란 건가요?
이대로의 나를, 모자란 나를,
사랑해 주면 안 됐나요?
왜 나론 안 되나요?
왜 내가 미웠나요?
왜 나를 낳았나요?
엄마, 저의 악한 마음과
비겁한 나약함은 모두
당신이 가장 필요했던
그 때 버림받았기 때문이에요.
엄마, 날 또 울리지 말아요.
지금 내겐 당신뿐이에요.
무거운 발걸음으로,
그래도 내가 돌아갈 곳.
이제는 제발 나를 안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