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밝은 밤이었어
양희경
어느 날 달 밝은 밤에
저 길에 뭔가 보였지
깊은 밤 달이 너무 밝아
눈감아도 훤히 보였지
깊은 밤 밝은 달
고요한 피맛골 길 위에서
암 컷 한 마리 수컷 한 마리
눈빛을 마주쳐 서 있었지
알잖아 그런 밤 알잖아 그런 달
나도 모르게 이끌리는
한잔에 취해서 사랑에 취해서
아무도 모르게 슬쩍 이끌리는
어느 날 달 밝은 밤에
저 길에 항상 있었지
시간이 가고 또 가도
흔들리지 않았었지
달 때문 이었을 거야
밤 때문 이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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