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된 그대를 상상해

박창근
다시 소나긴 내렸죠 아침 눈을 뜰 때에도 집을 나서 때도
저무는 달을 보고 있어도 소나기는 내렸죠
내가 무엇을 할 때마다 저 길을 지날 때마다
하늘에 뜬 별을 보고 있어도 다시 소나기는 내렸죠 나-
여린 이 맘에 이 안에 종일토록 내리는 눈물 눈물
이 맘에 그치지 않는 길고 긴 장마 장마 장마
다시 소나긴 내렸죠 새벽잠을 잃을 때도 눈을 부빌 때도
다시 잠에 들지 못해 두려운 이 한밤을 지 샐 때도
내가 무엇을 할 때마다 저 길을 지날 때마다
길에 핀 들 꽃을 보고 있어도 다시 소나기는 내렸죠

비가 된 그대를 상상해 내 몸을 적시네 그대를 그리네 내 맘을 녹여
젖은 이 마음에 물감이 흘러내리네 이 비를 그리네 그댈 그리네
비가 된 그대를 상상해 내 몸을 적시네 그대를 그리네 그댈 부르네
젖은 이 마음에 물감이 흘러내리네 이 비를 그리네 그댈 그리네
그댈 부르네- 그댈 부르네- 그댈 부르네- 이 비를 그리네- 그댈 그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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