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만 잘 먹더라

권윤경
사랑이 떠나가도
가슴에 멍이 들어도
한 순간 뿐이더라
밥만 잘 먹더라
죽는 것도 아니더라
눈물은 묻어둬라
당분간은 일만 하자
죽을 만큼 사랑한
그녀를 알았단
그 사실에 감사하자
이미 지난 일 말하면 뭐해
돌릴 수 없는데
괜히 아픈 가슴만
다시 들춰내서 뭐해
쓸데없게
태어나서 딱 세 번만 울게
허락된다는데
괜히 허튼 일들에
아까운 눈물 낭비 말자
사랑이 떠나가도
가슴에 멍이 들어도
한 순간 뿐이더라
밥만 잘 먹더라
죽는 것도 아니더라
눈물은 묻어둬라
당분간은 일만 하자
죽을 만큼 사랑한
그녀를 알았단
그 사실에 감사하자
아주 가끔 니 생각이 나서
슬퍼지려 하면
친구들과 술 한잔
정신 없이 취하련다
다 잊게
미워한다고 뭐 달라지나
그냥 사랑할게
단지 볼 수 없단 걸
견딜만큼만 생각할게
사랑이 떠나가도
가슴에 멍이 들어도
한 순간 뿐이더라
밥만 잘 먹더라
죽는 것도 아니더라
눈물은 묻어둬라
당분간은 일만 하자
죽을 만큼 사랑한
그녀를 알았단
그 사실에 감사하자
바람이 지나간다
시리게 나를 울린다
억지로 참아봐도
자꾸 목이 메어
니 이름을 불러본다
잊어도 못 잊겠다
너를 지울 수가 없다
남자답게 웃으며
보내야 하는데
자꾸만 난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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