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끝에 스민 시린 빗물이
내 맘 언저리 그 끝에 고여
너의 미소가, 너의 모습들이 왈칵
쏟아져 내려와 내 맘을 헝클어
괜찮았었는데, 잘 견뎌왔는데
아무일도 없던 사람처럼 지냈는데
이렇게도 쉽게 떨어지는 비에
하릴없이 나는 부서지고 만다
빗방울 가득 얼룩진 차창 위로
스쳐 지나가는 너희 동네
그저 그동안 달리는 이 버스처럼
너에게 멀어졌다고 생각했어
괜찮았었는데, 잘 견뎌왔는데
아무일도 없던 사람처럼 지냈는데
이렇게도 쉽게 떨어지는 비에
하릴없이 나는 부서지고 만다
얼마나 더 너를 잊지 못할까
얼마나 더 이 비가 흘러내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