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밤의 가로수 길을 따라 걷고 있었지,
그 곳이 큰 길의 도로변인 줄도 모른 채.
겨우 올라탄 좌석버스 안의 내게 다가와
술 취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지.
“원래가 서울이 고향이신지?”
그는 오래 전 헤어진 한 사람 얘길 꺼냈지.
그녀의 고향이 나의 고향과 같다면서.
사실 그 곳은 나의 고향과 아무 상관없는데,
그의 목소리는 이미 그 곳에!
그 곳에 가면 정말로,
그는 그녀가 들려주었던
가로수 길 얘길 했지.
같이 가보기 전에 헤어진 사람.
사실 그 곳은 나의 고향과 아무 상관없는데,
그의 목소리는 이미 그 곳에.
그러나 생각해보니,
나는 오래 전 그 도시에 한 번 가본 적이 있지.
커다란 가로수가 양쪽으로 펼쳐진.
순간 왜 그랬는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그 곳이 나의 고향인 듯 말했지.
그 곳에 가면 정말로,
커다란 가로수들이,
길을 따라 아름답게 펼쳐져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