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이지형
비가 오면 모든 게 선명해진다.
내리는 저 빗소리에 내 마음도 흘러
오랜 기억들과 흩어졌던 날들이 어제 일처럼
비가 오면 사람이 그리워진다.
차가운 저 빗소리에 전화기를 들어
어딘가에 있는 그대 음성을 찾아
이 밤이 새도록 이 밤이 새도록
쏟아지는 이 비를 맞으며 너에게로 흘러가고 싶어
한참을걷다보면 이대로 네게 닿을 수 있을까 워
쏟아지는 이 비를 맞고서 어디로든 흘러가고 싶어
나는 네게 어떤 사람이었었는지
비가 오면 하늘이 내려앉는다.
멍하니 창가에 앉아
똑똑 떨어지는 빗소리마저도
나를 파고들어 다시 어지럽힌다.
쏟아지는 이 비를 맞으며 너에게로 흘러가고 싶어
한참을 걸어가다 보면 이대로 네게 닿을 수 있을까
쏟아지는 이 비를 맞고서 모든 기억을 지우고 싶어
그댄 내게 참 좋은 사람이었었는데
그 기억만 가지고 갈게
쏟아지는 이 비를 맞으며
네게로 흘러가고 싶어 흘러가고 싶어
쏟아지는 이 비를 맞고서
모든 기억을 지우고 싶어 기억을 지우고 싶어
쏟아지는 이 비를 맞으며
네게로 흘러가고 싶어 흘러가고 싶어
쏟아지는 이 비를 맞고서
모든 기억을 지우고 싶어 기억을 지우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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