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3. 사랑이 방울지네

10cm
햇빛이 스며들자마자
벌떡 일어나
따뜻한 물에 세수하고
면도를 하고
잠들기 전에 걸어뒀던
옷가지들이 널려있고
넘겨야할지 그냥 둘지
머리는 맘에 안 들지만
널 만나러 가는
한적한 길 위로
불어오는 바람에
사랑이 방울방울지네
무슨 말을 하고
어떤 표정을 지을지
떨리는 맘 위로
사랑이 방울방울지네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덜컥 겁이나
애꿎은 휴대전화기를
들었다 놨다
30분이나 지나도록
연락이 너무 없으니까
혹시나 너무 바쁘다가
약속을 잊어먹었을까
너를 기다리는
설레는 마음과
불안한 기분에도
사랑이 방울방울지네
무슨 말을 하고
어떤 표정을 지을지
떨리는 맘 위로
사랑이 방울방울지네
우 사랑이
우 내 맘에
우 사랑이
우 내 맘에
너를 맞이하는
울리는 종소리
야릇한 향기에도
사랑이 방울방울지네
무슨 말을 하고
어떤 표정을 지어도
너와 나 우리 사이
사랑이 방울방울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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