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말 걸 그랬어. 가지 말았어야 했어. 니 결혼식.
진짜 오해는 하지마 너를 당황시키려는 못된 맘이 있었거나.
이 결혼 무효야 괜히 훼방 한번 놓으려고 간 거는 아니니까
너무 빠른 거는 아닙니까? 묻고 싶었던 거는 아십니까?
허나 티 내진 않을게. 어쨌든 축하해야 하는 날이니까
사실은 말야 어제 저 멀리 거제도나 훌쩍 떠나 술에 쩔어야지
낡은 서재에서 너를 저주해 하다 잠들었다 깨서 보니 첫째 아니 내가 왜 도망가
둘째 과연 죄진 것이 난가 셋째 어떤 놈의 도둑장가 대체 그래 얼마나 행복한가
도대체 어떤 놈을 만났는지 궁금한데 거길 왜 안가
근데 은근히 신경 쓰여 뭘 입어야 하지. 편하게 입자니 빈티 나지 정장바지 입자니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이건 너무나 쪽 팔려 내 맘 한구석에선 가지 말라 말려
쪽 팔려 날 말려 쪽 팔려 다시 말려 내 맘 두 개로 갈려.
너와 아무 상관없는 옷들은 단 하나도 없는 것만 같고
뭘 입어도 괜히 기가 죽는 가슴은 답답해 터질 것만 같고 화가 막 났다가 다시 내가 못났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후줄근한 청바지에 낡은 컨버스 그리고 다가오는 결혼식장으로 가는 11번 버스
수많은 생각들에 감았던 눈을 다시 떠 바라본 곳엔 눈부신 드레스 쳐다볼 수 없어 can't believe my eyes
잘 지냈으면 해. 오늘 그댄 더욱 아름다워 보여 더 할말이 없어. 갈게... 안녕...
그래 어느 날 부턴가 갑자기 니가 연락이 안된다던지 친구하나 이 날까지 소개하지 않더라 어쩐지.
그것도 모르고 난 가끔가다 내 귀에 속삭였던 오빠 나 영원히 오빠 꺼야 라는 말들을
순진하게 믿었잖아 그래 난 인정해 내 앞날이 캄캄한 것과 그저 난 걱정했네
오늘은 너랑 뭐를 해볼까?? 병신인증크리 제대로 길이 꽉 막힌 도산대로
Ghetto Ghetto 한 나의 능력은 제로 완전히 망가진 채로 비참한 감정만 이미 두 배로
웨딩마치 너가 머릴 딸 때부터 꿈을 꿨겠지. 바로 나같이 허접한 놈을 상상하진 않았겠지.
어서 나를 떠나가라고 내가 가진 거는 이게 다라고 크게 말하고 이게 나라고 이거밖에 안되는게 바로 나라고. 그러니까 사랑만 하면 행복할 줄 알았던 게. 결국 사랑하는 사람의 결혼식에 불청객.
찌질한 못난이 왜 가까워지니 겁나니. 난 발이 떨어지지 않는 바로 너의 결혼식장 앞에.
차마 들어가진 못하고 젠장 기분만 좆같애.
수많은 생각들에 감았던 눈을 다시 떠 바라본 곳엔 눈부신 드레스 쳐다볼 수 없어 can't believe my eyes
잘 지냈으면 해. 오늘 그댄 더욱 아름다워 보여 더 할말이 없어. 갈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