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조금 느려요. 원래 좀 느려요.
요즘 같이 빠른 세상에 한참 불리해요.
웃음이 느려서 나중에 혼자 웃고
화도 뒤늦게 치밀어 올라 손해도 많죠
그래요 난 사랑까지 한참 느려서
다가오는 그대 걸음을 보지 못하고
늘 친구로... 우정으로...
봄이 지나고 가을, 겨울이 흘러
함께 보낸 크리스마스 열 번도 넘게 지나고
다시 꽃이 필 무렵 내 맘도 피어나
계속 자라온 마음의 말을 털어 놓았죠
알아요. 더 이상 말이 필요없단 걸
나의 말투, 눈빛, 사소한 변화까지도 이미 알고 있죠.
늘 기다렸죠. 나보다 더한 느림보
이상하죠. 자꾸 마음이 서두르네요.
지나온 시간이 아쉬운 마음뿐이죠
이런 맘 아는지 그저 웃는 그댄 나보다 더한 느림보.
가까이, 더 가까이 다가와요.
천천히 온 만큼 오래 함께해요.
우린 좀 느려요. 아직도 좀 느려요.
요즘같이 빠른 세상에 한참 불리해요.
그래도 괜찮아요. 둘이라 괜찮아요.
지금처럼 우리 천천히 발 맞춰 걸어요.
다라랏닷다. ...
난 좀 느려요. 원래 좀 느려요.
요즘 같이 빠른 세상에 한참 불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