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화원

이상민
파랗게 물들은 저 밤의 향기도

외롭게 울고 있는 널 위로하고

붉은 빛 반짝이는 신호등 아래

다정히 웃고 있는 작은 휴지통

비밀의 화원에서 나를 바라보는

이름도 알 수 없는 작은 저 나무

오래된 피아노만 밤새 노래하는

새벽을 기다리는 거미 한 마리

아무도 내다보지 않는 슬픔도 잠든 거리에서

나를 비추는 저 가로등의 불빛도

세상의 끝 저편에서 나를 향해 다가오는

절망 속을 헤쳐오는 저 가녀린 빛 한줄기

따스하게 날 감싸며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햇살 속에 가득 담겨 있는 아침의 미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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