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떠났습니다.

이정하
등록자 : cndduf64
내불행의 시작은 너를 알고부터
비롯된게 아니고 너를
소유하고자 하는데서부터 비롯 되었네.
진실로 진실로 너를 가질수 있음은
진정 너로부터 떠나는데 있는 것인데,

그는 떠났습니다.
떠남이 있어야 돌아옴도 있는것이라며
그는 마지막 가는길까지 내게 웃음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내가 왜 모르겠습니까.
그 웃음뒤에 머금은 눈물을

사랑한다 해도
그대는 고개를 돌렸습니다.
벼르고 별럿던 말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해도
그대는 왠일인지 눈물만 글썽였습니다.

그 무거운 발자국 소리를 가슴에 담으며
나는 다만 고개를 숙일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이라도 뛰어가서
그대의 앞길을 막아서고 싶었지만.
도저히 난 그럴수 없었습니다.
먼훗날을 위해 떠난다는 그를
어떻게 잡을수 있겠습니까.
입술만 깨물수 밖에

다른말은 하나도 못했습니다.
오직 사랑한다 사랑한다.
그말만 부지런히 되뇌였는데.
그대는 왠일인지
찻잔만 만지고 있었습니다.
그때 난 알았습니다.
우리의 사랑에 가장큰 장애는
그대의마음이 아니라
그대를 둘러싸고 있는 현실이 였습니다.

내가 고개를 숙이고 있는동안
그의 모습은 점점 사라지고
그제서야 내몸은 슬픔의 무게로
천길만길 가라 않습니다.
그는 떠낫고 나는 남아 있습니다만.
실상 남아 있는건 내몸뚱아리 뿐입니다.
내영혼은 이미 그를 따라 나서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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