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시인: 이탄)

고은정
♣ 기  도 ~^*

-이탄  詩

산다는 것은 신화(神話) 같은 것은 아닐까.
더러 이런 생각을 하면서 더러 가는 길을 그냥 가게
한 일이나 없는 지 돌이켜보면
마음은 한 마리 새
멀리 날아도 보고
나뭇가지에 앉아도 보고
더러는 뜬 채로 있어도 보고
혼자서 또는 여럿이 날아보던 시간과 낙엽에 그려지는
빛깔.
그 빛깔에 번지는 이 한해.

해마다 이맘때면
미진한 손짓을 만나지만
하잘 것 없는 생활에도
잊을 수 없는 일이
보름달처럼 둥글다.

산다는 것은 하늘 끝에서 하늘 끝으로 가는 길이 아닐까.
하늘을 보면 늘어나는 나이가 떨린다.
해마다 그만큼 눈물도 알고
해마다 그만 큼 착한 날개를 가질 수 있어야지

배개를 배고 누워
은은 한 기도를 올린다.
(감사 합니다. 이 한해 내가 이웃과 함께 이야기 하고
다정히 손을 잡아보고 아이들의 귀여운 음성을 들었던 것을)

가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