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그린 너

민해경
창문이 흔들렸다 너 아니면 바람이겠지
아름다운 바탕색에 나비를 그리고
그 나비에 환한 노랑색을
그리고서 결국에는 시들은 꽃을 그리던 너
언젠가는 그려진 나비도 탁한색으로
시들은 꽃에 어울릴테지

넌 불을 일으킨 후 비를 부른이로
내마음에 슬픈 추억으로 머무르는
시들은 꽃을 그린 화가다

세발 자전거에서 한바퀴가 줄고
또 한바퀴가 줄어 사방으로 흔들려야 하는
그 외발자전거에 지금 나는 매달렸기에
다시 한번더 만남과 사랑을 난 기다려야 한다
기다려야 한다 그 설레이는 시작이라는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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