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든 님 전상서(前上書)
남일연
대죽같이 모진 맘을 남김 없이 닦고 닦아
가슴을 쾅쾅치며 무어라고 그리 섰소
여보 홍도 홍도 여보 온갖 북에 빌던 말을
잊었단 말이오
꺾어지는 골목에서 찔레꽃을 가로막고
두 발을 동동 구르면서 무어라고 그리 섰소
여보 홍도 홍도 여보 안타깝게 빌던 말을
잊었단 말이오
월명 사창 깊은 밤에 옷자락을 끌어안고
눈물을 삼키면서 무어라고 그리 섰소
여보 홍도 홍도 여보 간절하게 빌던 말을
잊었단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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