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Reminiscence)

푸리
앞산도 첩첩허고

뒷산도 첩첩헌디
혼은 어디로 행하신가
황천이 어데라고
그리 쉽게 가럈든가
그리 쉽게 가럈거든
당초에 나오지 말았거나
왔다 가면 그저나 가지
노던 터에다
값진 이름을 두고 가며
동무에게 정을 주고 가서
가시는 임은 다 잊고 가셨지만
세상에 있난 동무들은
백년을 통곡헌들
통곡헌 줄을 어느 뉘가 알며
천하를 헤매이고 다닌들
어느 곳에서 만나 보리오

무정하고 야속한 사람아

전생의 무슨 한으로
이 세상에 알게 되야서
각도 각골 방방 곡곡
다니던 일을
곽 속에 들어도
나는 못 잊겄네
원명이 그 뿐 이었던가
이십 삼세에
황천객이 되었는가
무정하고 야속한 사람아

어디를 가고서 못 오는가

보고지고 보고지고
임의 얼굴을 보고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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