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장갑 (Inst.)

강현정
그대가 만들었죠. 그리고 그댄 떠나갔죠
커다란 눈사람이 되버린 난 울수도 없죠
그대만 사랑하게 만들고
움직일수도 없게 나를 만들고
떠나면 어떡해요. 따라갈수도 없는데

그대를 만질수없는 차가운 내 두손에는
그대가 선물해준 털실로 뜬 장갑을 끼고
행복한 사람들의 따듯한 미소 바라보죠
그속에 그대없는 나는 너무 추워요

눈부신 빛이 보여 햇살이 나를 감싸오죠
그곁에 나를 맡겨보려 해도 난 그대로죠
그대가 아니면 난 안되요
누구도 나를 녹여줄수 없어요
그대만이 할테죠. 그만 날 찾아주세요

그대를 볼수가없는 눈물로 가득한 눈에
그대가 버리고 간 추억들이 자꾸 보이죠
그 추억 모두 흘려버릴까봐서 꾹참아요
눈물이 나를 녹여버릴까봐 무서워

몇번의 겨울이 지나 새로운 겨울이 왔죠
첫눈이 아름답게 세상을덮고 있죠
첫눈이 아름답게 세상을 덮고 있죠
손끝에 남은 빨간 꽃울도 무엇도 나는 없는데
그대가 올것 같아

여전히 그댈 바래요
그대가 보고싶어요
그대가 남겨놓은 추억들이 자꾸 보여요
그 추억 모두 흘려버릴까봐서 눈물 참죠
또다른 겨울 와도 나는 여기 있을께
그대만 사랑하게 만들어진 나는 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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