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화
양혜정
수록색 깊은 고궁 묵은 연못에
수련화는 피었네 활짝 솟았네 백황홍
이렇게 비늘 돋힌 화관을 쓰고
잎사귀들이 첩첩이 엉긴 검은 물 위에
모욕 단장을 한 시인의 애인들이
여름의 수레를 몰고
일 년 한번 외떨어진
고궁을 찾아왔네
그늘이 없는 수심에 물자마리처럼
나는 떠 있네 백황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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