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해를 바라보며

에테르(ether)
중천에서
그리도 정열적인 빛을 쏟아내던 그대를
나는 좀처럼 쳐다보기가 힘드오
그대는 항상 그 자리에서
내가 모든 걸 볼 수 있게 해주었지만
나는 그런 그대를 그리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지.

언제까지라도
어느 곳에서도
날 지켜주던 너
이젠 살아지네
멀어져가네
다신 볼 수 없나

그대가 저 먼 땅끝으로 사라지려할 때
나는 그제서야 당신을 뚜렷하게 볼 수 있소.
그리움 같은 노을이 그대를 감싸면
그대는 더욱 또렷해지다 이내 땅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오.

왜 항상 이래야만 하는지
멀어졌을때야 비로소 온전히 볼 수 있는 어리석은 나.
항상 내 곁에서 나를 비춰줄 때
왜 나는 그대를 한 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는지.

언제까지라도
어느 곳에서도
날 지켜주던 너
이젠 살아지네
멀어져만가네
이제 넌 어디에

이제는 내 눈이 멀어진다해도
내 몸과 마음이 모두 녹아내릴지라도
나는 내 곁에 있는 당신을 하염없이 바라볼 것이오.

제발,
이 못난 나를 용서해 줄수는 없는지.
한 번만 더 이 어리석은 내게 기회를 주면 안될런지.
그래 줄 순 없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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