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손 (시인: 이해인)

정경애
♠ 어머니의 손 ♠

늦가을 갈잎 타는 내음의
마른 손바닥

어머니의 손으로
강이 흐르네

단풍잎 떠내리는
내 어릴 적 황홀한 꿈

어머니를 못 닮은 나의 세월
연민으로 쓰다듬은 따스한 손길

어머니의 손은 어머니의 이력서
읽을 수록 길어지네

오래된 기도서의
낡은 책장처럼 고단한 손

시들지 않는 국화 향기 밴
어머니의 여윈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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