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의 밤 (Feat. 김정범)

루시드 폴
너의 어깨에 나의 손을 올리니

쑥스럽게도 시간은

마냥 뒤로 흘러 가

시간 없는 곳에서

정지한 널 붙잡고

큰 소리내지 않으며

얘기하고 있구나

우린 키가 크지도 않은

수줍고 예민하기까지 한

작고 여린 몸집에

지기 싫어하던 아이들

널 떠나기 전에

고향 떠나기 전에

독서실 문틈 사이로

밀어 넣은 네 결심

바라보는 것만큼

어쩔 수 없던 우리

다같이 무기력했던

우리 고3의 바다

함께 좋아했던 사람

너는 말하지 못해

마지막까지 숨기다 겨우

한참을 같이 고민하던 그 밤

앞으로 돌진하는 내 현실

전투하듯 우리 사는 동안에도

조금도 바꾸지 못한 네 얼굴

의젓하게 멀리 나를 보러 온

청년이 된 그러나 내겐

소년인 내 친구 그대여

나 보다는 더

여유 있게 산다며

언제나 나를 앞질러

술 값을 내곤 하던

너의 뒷 모습

숨길 순 없었겠지

모든 걸 다 버리듯이

나를 찾아왔을 땐

몇 년만인지 둘이서

함께 도로를 달리던 밤

별처럼 반짝인

고단한 네 외로움 네 사랑들

앞으로 돌진하는 내 현실

전투하듯 우리 사는 동안에도

조금도 바꾸지 못한 네 얼굴

의젓하게 멀리 나를 보러 온

청년이 된 그러나 내겐

소년인 내 친구

소년인 내 친구

소년인 내 친구

청년이 된

내겐 소년인 내 친구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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