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Lethal Underground
어제 길을 걷다 갑작스레
아랫배가 조여왔지 3번 신호였네
무작정 내 발은 날 화장실로
이끌었네 앉자마자 전쟁터네
몇 초가 지나고 내 옆 칸에 있는
사람이 말을 걸어댔네 안녕하세요
아니 뭐 이딴 사람이 몰카라도
찍히는 건지 내심 어찌나 불안했는지
나도 대꾸 했지 안녕하세요
무안스럽게 없네 대답이
잠시 후 그 사람
내게 다시 말을 걸지
끝나고 식사하러 가실래요
어처구니 없지
일 다보고 밥 처먹자니
드럽게 똥 싸는데 식사제의는 왜
아 전 다 먹었는데
김부장님 다시 전화드릴께요
옆 사람이 자꾸 뭐라구
이렇게 말을 거네요 글쎄
살다보면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일어나기 마련이지
그런 일들이 내게 일어나면
한치 앞도 볼 수 없이 막막하지
살다보면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일어나기 마련이지
그런 얘기들 듣는 일은 내겐
왜 그렇게 땀 맺히게 웃긴건지
나 어제 친한 친구녀석 생일 파티에
초대 받아 단장하고 집을 나섰네
20층에서 지하 3층 주차장까지
어림잡아 15초 나 이미 늦었네
그때 이미 약간 맛간 친구놈의 전화
미안 친구 나 지금 가는 길이야
Blah Blah 그때
17층에서 멈추는 elevator
안으로 들어오는 녀석 나보다
나이가 한 두 살쯤
많아 보이는 한 남자
머리는 살짝
떡 진 기름기 흐르는 귀두cut
갈색 반바지는
한 뼘쯤 허벅지 위로up
곁눈질 슬쩍 하는 찢어진 눈과 목
늘어난 회색티
이건 누가 봐도 짱꼴라
10층쯤 됐을 때 갑자니 짱깨녀석
꺼억 시원하게 트림을 하는데
밀폐된 작은 공간에 짱깨와
나 저녁에 무슨 쓰레길 삶아 먹었나
2초 만에 elevator는 완전히
Gas Chamber 입으로 숨을 쉬며
나는 친구 녀석에게

그때 갑자기 짱깨 녀석이 나를 째려봐
그렇게 10초간에 치열한 눈싸움 끝에
엘리베이터는 녀석이 누른 1층에
그 녀석 내리면서도 끝까지 야리는데
오히려 내가 무안했네 눈을 깔았네
그때 눈에 들어오는 그 놈의
흰 양말이 그 유명한 BYC
살다보면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일어나기 마련이지
그런 일들이 내게 일어나면
한치 앞도 볼 수 없이 막막하지
살다보면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일어나기 마련이지
그런 얘기들 듣는 일은 내겐
왜 그렇게 땀 맺히게 웃긴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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