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으면 무엇으로 다시 태어나려나
키 큰 외삼촌이 물에 빠질 때 웃어 대기부터 먼저 했으니
어쩌면 입 큰 하마가 될지 몰라
어찌 되려나 이 다음에 나는 어찌 되려나
이웃집 순이가 시집을 갈 때 주먹으로 몰래 감자 먹였네
어쩌면 시골 총각이 될지 몰라
장가도 못 가고 감자 밭을 일구며 외롭게 살지 몰라
꽃신 한 켤레 사주며 마음을 음~ 잘 써 볼 걸 우~
어쩌면 좋아 생각도 안 나네 언제 적인지
친구가 물어 온 먹이를 슬쩍 나 몰라라 냅다 튄 적 있는데
나중에 태어나서 음~ 어찌 될까
베풀면 복이요 받으면 업인데 한평생 물어뜯기만 하였네
또 다시 전갈이 되면 음~ 어찌 하나 우~ 우~
전생엔 나도 사람이었는데 왜 그랬을까
무엇을 잘못해 전갈이 됐나 뜨거운 사막의 외로운 전갈
인간으로 태어났을 때 잘 해 볼 걸
우~ 진작에 마음을 잘 써 볼 걸
지금도 늦지 않았다면 우~
마음을 잘 써 볼 걸 잘 써 볼 걸 우~
인간일 때 잘 해 볼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