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없이는 (시인: 헤세)

박일
♣ 그대 없이는 ~^*

-헤세 詩

밤이면 나의 베개는
비석처럼 날 덧없이 바라본다.
홀로 있는 것이,
당신의 머리카락에 싸여 있지 않는 것이,
이처럼 쓰라리다는 것은 미처 몰랐다.

적막한 집에 홀로 누워 등불을 끄고는
당신의 손을 잡으려고 가만히 두 손을 뻗으며,
뜨거운 입술을 살며시 당신 입에 대고
지치기까지 애무한다.
그러나 갑자기 눈을 뜨면
주위엔 차가운 밤이 깔리고
창에는 별이 빛나고 있다.
아, 그대의 금발은 어디 있는가?
달콤한 그 입술은 어디 있는가?

지금은 어느 기쁨도 슬픔이 되고,
포도주 잔마다 독이 된다.
홀로 있는 것, 홀로 당신 없이 있다는 것,
그것이 이리 쓰린 것은 미처 몰랐다.

♡ 헤세 -Hermann Hesse  1877~1962  독일의 소설가, 시인.
남독일 뷔르템베르크에서 태어났다. 목사인 아버지와 신  학자인 외할아버지 밑에서 많은 책을 읽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1890년 라틴 어 학교에 입학하고, 이듬해 마울브  론의 신학교에 들어갔다. 그러나 시인이 되고 싶었던 그  는 자유롭지 않은 기숙사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그 곳을  도망쳤고, 한때 자살을 시도하였다. 다시 고등 학교에 들  어갔으나 1년도 못 되어 그만두고, 서점에서 일하다 시계  공장에서 시계 톱니 바퀴 닦는 일을 하면서 문학 공부를  하였다.

1899년 시집 《낭만적인 노래》 와 산문집 《자정 이후  의 한 시간》 을 출판하여 릴케에게 인정을 받아 시인이  되었으며, 그 뒤 장편 소설 〈페터 카멘친트〉를 써서 소  설가로 인정을 받았다. 그는 유럽 문명을 비판하고 동양  의 정신적 문명에 큰 영향을 받았으며, 그림과 음악에도  재주가 뛰어났다. 그의 주요 주제는  인간의  본질적인 정  신을 찾기 위해 문명의 기존 양식  들을  벗어나  인간을  다루고 있다. 1946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수레바퀴 밑에서><데미안><싯다 르타><나르치스와 골트문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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