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넘어 남촌에는 (시인: 김동환)

이선영
♣ 산 너머 남촌에는

- 김 동환  시

1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꽃 피는 4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5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데나.

2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 하늘 저 빛깔이 저리 고울까?

금잔디 넓은 벌엔 호랑나비 떼.
버들밭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

어느 것 한 가진들 들려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데나.

3
산너머 남촌에는 배나무 있고.
배나무 꽃 아래에 누가 섰다기.
그리운 생각에 영(嶺)에 오르니.
구름에 가리어 아니 보이네.
끊였다 이어 오는
가느단 노래
바람을 타고서 고이 들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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