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세상이 어둠에 침몰하기 시작한다
빛을 찾아 더듬거리는 목뒤로 밤이 스며든다
엄청난 괴물의 블록처럼 변한 아파트 주위엔
휴대용 등대의 불빛들만이 유령처럼 춤춘다
지금 천천히 그리고 끝없이
밑으로 향하는 행렬만이 끝없이
지금 천천히 그리고 끝없이
밑으로 향하는 행렬만이 끝없이
마치 누군가 부르는 것 같아
옥상 위로 올라가니 언제부턴가
눈이 내리고 있었다
마치 모든 공중에 구름이
산산 조각나 떨어지는 것 같아
세상은 눈 내리는 소리
더 급하게
지금 천천히 그리고 끝없이
밑으로 향하는 행렬만이 끝없이
지금 천천히 그리고 끝없이
밑으로 향하는 행렬만이 끝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