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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희
몇 번이나 망설였어요 이 편지를 쓰게 되기까지
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아무 말도 못할 거 같아서
빈 화면 속에 주소를 적고 당신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후회한다고 말할 수가 없어 수백 번을 고쳐서 쓰다가
길고 긴 사연을 모두 지우고 한 줄의 인사만 남겨둡니다

눈물방울 하나 스며들지 않고 사라져
작은 글씨들만 남은 이 편지는
어느 알 수 없는 공간 속을 떠돌다가
당신에게 전해지겠죠

답장이 올까 기다리지 말자 몇 번이나 생각했었는데
흔하고 흔한 메일들 속에 당신의 편지를 발견합니다

눈물방울 하나 스며들지 않고 사라져
작은 글씨들만 남은 이 편지는
어느 알 수 없는 공간 속을 떠돌다가
여기까지 찾아왔겠죠

후회라는 이름의 이 편지를 열지 못해
소리 내어 눈물 흘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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