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수 밖에
이지형
멀리 사라져가는 네 모습
날리는 눈길 아래 흩어져
한참동안을 그저 멍하니 서서
일렁이는 내 눈을 감았지
그럴 수밖에 없었어
나를 용서해
자꾸만 눈물이 내려와
무너질 것만 같았어
수척해진 방 안에 쌓이는
작은 먼지만큼의 기억들
나의 목을 조여오는 것 같아
널 보내야 했던 날처럼
그럴 수밖에 없었어
나를 용서해
자꾸만 눈물이 내려와
무너질 것만 같았어
그럴 수밖에
더는 그럴 수밖엔
나를 용서해
그럴 수밖에
더는 그럴 수밖엔
나를 용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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