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주성철
큰 소리로 울면서

이 세상에 태어나

가진 것은 없어도

비굴하진 않았다

때론 사랑에 빠져

비틀댄 적 있지만

입술 한번 깨물고

사내답게 웃었다

긴가민가 하면서

조마조마 하면서

설마설마 하면서

부대끼며 살아온

이 세상을 믿었다

나는 나를 믿었다

추억 묻은 친구야

물론 너도 믿었다

벌거벗은 몸으로

이 세상에 태어나

자랑할 건 없어도

부끄럽지도 않아

한때 철없던 시절

방황한 적 있지만

소주 한잔 마시고

사내답게 잊었다

긴가민가 하면서

조마조마 하면서

설마설마 하면서

부대끼며 살아온

이 세상을 믿었다

나는 나를 믿었다

추억 묻은 친구야

물론 너도 믿었다

미련 같은 건 없다

후회 역시도 없다

사내답게 살다가

사내답게 갈거다

사내답게

갈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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