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브이원(V.One)
등록자 : 윤호
그랬었다.
그 시절 너는 내게 커다란 지구 같아 보였다.
그대 안에서 오직 나는 숨을 쉴 수 있었다.
네가 내 전부였다.

영원 일거라고 굳게 믿었던 사랑은
시간에 흩어지고 끝내 너는 떠났다.

멀어 져가던 그대는
흐르는 내 눈물에 어린 채
눈부시도록 파란 빛이 났다.
넌 그 순간조차 빛이 났다.

네가 떠난 후
하루도 난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아 죽으려고도 했다.
태양이 떠올라 달이 차오를 때까지
온종일 술에 취해 네 이름만 불렀다.

매일 지구가 한 번을 돌아가도 느낄 수 없듯이
널 지워버린 내 맘도 어느새 무뎌져 갔고
결국엔 익숙해진 건지...

네가 다시 내게로 온대도
온 마음을 모두 다 걸고서
널 사랑한 나는 이젠 없다.
그게 날 조금 슬프게 한다.

더 잘 해주지 못했던 미안함도
차마 다 하지 못한 말들도 뒤로 한 채
널 사랑한 나는 이제 없다.
그게 날 너무 슬프게 한다.

♬음악은 귀로 마시는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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