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홍치마 겹저고리 검은 머리 다듬고
정든 님 기다리나 방긋 웃는 아가씨
추석달 바라보는 영남 아가씨
샛별 같은 눈동자 무슨 꿈을 꾸시나요
보이소 보이소 말 좀 하이소
흰 버선에 꽃고무신 앞치마를 날리며
두레박 감은 정은 님께 바칠 물동이
머리에 이고 가는 영남 아가씨
바람 같은 발걸음 누굴 찾아 가시나요
보이소 보이소 조심 하이소
비단 같은 살결에 반달 같은 두 눈썹
열여덟 피는 가슴 순정 속에 감추며
마음은 버겁다네 영남 아가씨
옷고름 적시며 님 그리워 우시나요
보이소 보이소 울지 마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