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에 저 산 그늘 오리 나루 저물고
실없는 가을바람 뽕밭 속을 헤맨다
한 많은 젊은 가슴 끊임없는 방랑에
마을이 어데메냐 정처 없이 흘러가는 북방길
동트는 이 벌판에 아득하온 지평선
흐르는 심정에는 갈피 없는 사연이
줄기찬 젊은 넋을 시들프게 굴어서
해 종일 수수밭을 흘러흘러 정처 없는 내 발길
두견새 슬피 우는 타향 하늘 밤 깊어
오양간 나귀 소리 선잠 깨인 나그네
온 길도 천 리어든 떠날 길도 몇 만 리
오늘은 어디메서 몸을 쉬랴 설움에 찬 유랑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