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바람이 불어와 그림자를 떨구는
옹달샘 물 길어와 질화로에 얹고
풍경소리에 귀기울이며
고요히 마음을 열고
소곤거리며 끓는 물소리
은밀한 사연을 듣네
물 마음 헤아려 담은
찻잔은 고요의 바다
그윽한 향기 가슴 떨려도
물결은 일지 않으리
혀끝에 닿는 아련한 환희
행복해 눈을감으면
어느 여인의 입맞춤이
이보다 더 감미로울까
입술 적시는 가녀린 떨림
머금고 있노라면
마음의 번뇌 날아가 버려
어느새 천국인것을
물 마음 헤아려 담은
찻잔은 고요의 바다
그림자 이는 하늘구름도
찻잔을 비껴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