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 쯤이면
초가집 지붕 위에 드리워지는 박넝쿨
달빛이 그 위로 살포시 내려앉아 사랑을 속삭인다
마당에 피워놓은 모깃불에
옥수수랑 감자랑 묻어놓고
할머니 팔베개하고 평상에 누워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옛날 얘기에 푹 빠져서은하수 너머로 어설픈 아기새의 날개짓 같은 꿈의 나래를 펼친다
사릿문 밖 울타릿가 옥수수 꽃 필 때면풍뎅이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있고반딧불은 별들 사이로
반짝거리며 날아 다닌다
달빛 아래서 도란도란 정을 나누노라니
박꽃 사랑은 더욱 깊어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