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타고 강원도로 가는 길
몇 년 전 봤던 겨울의 티비 속 태백으로
정체되지 않는 빠르게 지나는 풍경
하늘이 맑았더라면 조금은 들떴을거야
둘러보다가 헤매이다가
찻집에 갔다가
허길 채우다 술을 마시다
취해 취해
한참을 머물다 밖으로
눈 길을 걷다가 먼 산을
빈 방에 들어가 창 밖을
낯선 이 도시가 스며들고 있었지
사람 없는 길 이 곳이 어디쯤 인지
진심이 가득한 도시 그 미소를
나는 견디지 못했어
둘러보다가 헤매이다가
책방에 갔다가
허길 채우다 술을 마시다
취해 취해
한참을 머물다 밖으로
눈 길을 걷다가 먼 산을
빈 방에 들어가 창 밖을
떠나온 도시가 밀려오고 있었지
수풀에 들어가 노래를
저 달을 보다가 그대를
뒤 돌아보다가 아무도 없는 걸
잠들지 못했던 도시를 빠져나왔지
태백의 달 아래 숨죽이고 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