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돋움
유영석
내 어린 날 기억처럼 시간에 발을 맞추며
선잠에서 깬 듯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길 바랬는데
여민 기억 끝자락을 조심스레 풀어보면
모두 다 우리의 얘기들뿐, 다른건 숨어버리네
남이 되어 버리기에는 아직 못한 말이 많은지
가끔 내게 속삭임으로 와 나를 이끌고 가는데
눈을 들어 바라보면 언제나 익숙했던 그자리
혹시나 그대가 보일까 발돋움을 해보지만
내 기억에만 사는지, 마음의 벽에 가려서인지
찾아도 찾을수가 없어 발돋움만 하곤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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