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지나간 자리는
검게 그을린 그림자 같아
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비좁은 골목처럼
언제부턴가 나는 너를
껴안은 채 잠들곤 했어
그런 날들이 한참 동안
나를 떠나가지 않았었지
네가 머물던 곳에
남겨진 수많은 비밀들
누가 새긴지 모를 흔적 위에
나의 마음을 조심스레 내려놔
언제부턴가 나는 너를
미워하고 또 미워했어
모든 일들이 네 탓인 듯
너를 마주하기 싫어했지
네가 머물던 곳에
남겨진 수많은 비밀들
누가 새긴지 모를 흔적 위에
나의 마음을 조심스레
내려놓다가
모른 척 지나왔던
지난 아픔을 마주해
그러다 보면
괜찮은 척해왔던
나의 모습이 보여
내가 머금고 있는
슬픔이 가득한 얘기들
너의 품 안에 기대 울고 나면
다시 일어날 힘이 생겨
나는 괜찮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