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막이 올라가고
막다른 계단 위에
칼과 몸부림
그것이 첫 대사였지
둥근 달이 기울고
소녀의 비명 소린
후렴 같아서
노래는 멈추지 않았지
그 밤이 어찌나도 깊었던지
새벽에야 그녈 건졌지
아무도
달라진 건 없었지
그저 무기력하게
오래된 장소만
바꿔버렸지
거리에
다시 불이 켜지면
우리는 습관처럼
모든 것을 잊고
취해버렸지
고장난 문 밖으로
소년이 사라지고
충혈 된 눈은
마지막 감탄사였지
선로가 하나뿐인
열차는 서두르며
역을 떠나고
사람들은 시계만 보지
시간이 부족했던 소년에게
다른 길은 없었던 거지
더 이상
이런 역할 안할래
그저 무기력하게
사라지는 역은
하지 않을래
다시는
나는 참지 않을래
계속 반복해 왔던
오래된 비극을
끝내기 위해
어떠한 표정으로
살아가야 하는가
이렇게 외면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
더 이상
이런 역할 안할래
그저 무기력하게
사라지는 역은
하지 않을래
다시는
나는 참지 않을래
계속 반복해 왔던
오래된 비극을
끝내기 위해
끝내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