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읊기 지듯마듯
뜻밖의 역졸 하나
질청으로 급히 와서
어사또 비간이오
붙여노니 육방이 송동헌다
본관의 생신 잔치
갈데로가라허고
출도 채비 준비헐 제
공방을 불러 사처를 단속
포진을 펴고 백포장 둘러라
수노를 불러 교군을 단속
남여줄 고치고 호피를 얹어라
집사를 불러 융복을 차리고
도군을 불러 기치를 내어라
도사령 불러 나졸을 등대
급창을 불러
청령을 신칙허라
예방을 불러
기생 행수에게
은근히 분부허되
어사또 허신 모양
서울 사신 양반이라
기생을 귀히 허니
읍사회도 탈이 없이
착실히 가르쳐라
이리한참 분발 헐제
그때여 곡성이 일어서며
내가 이리 떨리는 것이
아마도 오늘이
초학질날이라 싶어
어서 가봐야것소
어사또가 와서
선생 하문을
흠집없이 내시는디
내가 관동어사를 지냈기로
시골길을 오래다녀
초학방문을 잘 알지요
거 소허고 입을 맞추면
꼭 낫지요
그 약 중난 허여말은
허여보지요
수이 찾어갈것이니
의원대접이나
착실히 허오
어사또 일어서며
어허 이러다간 이사람들
굿도 못보이고 다 놓치겠다
마루앞에 썩 나서서
부채피고 손을 치니
그때여 조정들이
구경꾼에 섞여섰다
어사또 거동보고
벌떼같이 모여든다
해같은 마패를
달 같이 들어매고
달같은 마패를
해같이 들어매고
삼문간을 뚜다리며
암행어사 출두야
출두야 출두야
암행어사
출두 허옵신다
두 세 번 외는 소리
하늘이 덥쑥 무너지고
땅이 툭 꺼지난듯
수백명 구경꾼이
독담이 무너지듯이
물결같이 흩어지니
유월의 서릿바람
이렇듯 놀랍던가
각읍수령 정신잃고
이리저리 피신헐제
하인거동 장관이라
사령들은 나발 잃고
주먹 쥐고 홍앵 홍앵
대포수 총을 잃고
입방포로 쿵
이마를 서로 박고
박터지고 북터지고
피죽죽 흘리난놈
발등발펴 자빠져서
아이고 우는 놈
아무일 없는 놈도 우르르르
어허 우리 고을
큰일 났다
해같은 마패를
달 같이 들어매고
달같은 마패를
해같이 들어매고
해같은 마패를
달 같이 들어매고
달같은 마패를
해같이 들어매고
해같은 마패를
달 같이 들어매고
달같은 마패를
해같이 들어매고
삼문간을 뚜다리며
암행어사 출두야
출두야 출두야
암행어사 출두허옵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