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대머리 귀신형용
적막옥방으 찬자리에
생각난 것은 임뿐이라
보고지고 보고지고
한양 낭군을 보고지고
오리정 정별후로
일장서를 내가 못봤으니
부모봉양 글공부에
겨를이 없어서 이러는가
연인신혼 금슬우지
나를 잊고 이러는가
계궁항아 추월같이
번듯이 솟아서 비치고서
막왕막래 막혔으니
앵무새를 내가 어이보며
호접몽을 꿀수 있나
내가 만일에 님을 못보고
옥중고혼이 되거드면
생전사후 이 원통을
알아 줄이가 뉘 있드란 말이냐
아이고 답답 내 일이야
이를 장차 어쩔거나
아무도 모르게 설리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