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 왕자 4부

레몽
앨범 : (소리동화 레몽) 백조 왕자
엘리자 공주 역시 왕의 모습에 반했지.
‘아, 나를 이상한 여자로 생각하면 어쩌지? 하지만 쐐기풀 옷을 다 만들 때까지 난 말을 하면 안 돼.’
오랫동안 말이 없는 엘리자 공주를 본 왕자가 말했어.
“저런, 말을 못하는 것 같군요. 혼자서 이런 동굴에서 지내는 건 위험합니다. 자, 나와 함께 궁전으로 갑시다.”
엘리자 공주는 왕과 함께 성에 살게 됐어. 왕은 따뜻한 미소의 엘리자 공주를 사랑하게 되었어. 엘리자 공주도 자상한 왕을 사랑하게 되었지. 어느 날 왕은 엘리자 공주에게 청혼을 했어.
“나와 결혼해 주세요.”
엘리자 공주는 그 말에 고개만 끄덕였어. 왕과 결혼한 엘리자 공주는 편안하고 행복한 날들을 보냈어. 하지만 쐐기풀로 옷을 만드는 것은 멈추지 않았어. 자상한 왕은 엘리자 공주가 쐐기풀로 옷을 짜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어. 오히려 작은 방을 만들어 공주가 편안하게 옷을 짤 수 있도록 해 주었지.
“무슨 사정이 있기에 그렇게 계속해서 옷을 짜는 것이오. 자, 방해하지 않을 테니 어서 짜시오.”
엘리자는 그런 왕에게 늘 고마워했어. 그러던 어느 날 쐐기풀이 다 떨어진 거야.
‘저쪽 무덤가에 쐐기풀이 많던데…….’
엘리자는 무서웠지만 오빠들을 위해 그곳으로 갔지. 그런데 평소에 엘리자 왕비를 싫어하던 신하가 그 모습을 본 거야.
“폐하, 왕비는 마녀가 틀림없습니다. 쐐기풀은 마녀만 사용하는 것인데 조금 전에 왕비가 무덤가에서 쐐기풀을 뜯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말을 듣자 다른 신하들도 수근거렸어.
“왕궁에 마녀를 들이다니!”
“마녀가 있으면 온 나라 백성들이 고통에 빠진다고!”
“아무리 왕비라도 마녀가 왕국에 있어서는 안 돼!”
“마녀인지 아닌지 가려보는 마녀재판을 열어봅시다!”
얼마 후 열린 마녀재판에서 엘리자 왕비는 마녀라는 판결을 받았어. 말도 안 되는 판결이었지만 마녀라고 알려진 이상 왕도 더 이상 왕비를 도울 수가 없었어. 너무 억울했지만 엘리자 공주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어.
“부인, 어쩔 수 없이 당신을 감옥으로 보내야하오. 하아. 당신이 말을 할 수만 있다면……. 미안하오.”
왕은 어쩔 수 없이 엘리자를 감옥으로 보냈지. 왕은 엘리자 공주가 마녀라고 믿지 않았지만 신하들의 말을 무시할 수 없었어.
“왕비가 그동안 만들었던 옷과 쐐기풀을 같이 넣어 주거라.”
왕은 왕비가 쐐기풀 옷을 만드는 것을 계속 할 수 있게 도와줬어. 시간이 흘러 엘리자 공주가 사형장으로 끌려가는 날이 되었어. 이 날 엘리자 공주는 드디어 열한 번째 옷을 만들고 있었지.
“지금 왕비가 사형장으로 끌려간대.”
“왕비는 무슨. 마녀라니까!”
“어서 가 봅시다.”
많은 백성들이 사형장으로 끌려가는 엘리자 공주를 보기 위해 거리로 몰려나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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