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 1부

레몽
앨범 : (소리동화 레몽) 돈키호테
이 세상에는 정말 많은 나라가 있어. 그리고 정말 많은 이야기가 있단다. 오늘 들려줄 이야기는 스페인이라는 나라의 이야기야. 스페인에는 라 만차라는 곳이 있는데, 라 만차는 ‘마른 땅’이라는 뜻을 갖고 있어. 지금부터 스페인의 라 만차라는 곳에 사는 귀족의 이야기를 해줄게.
“악당들을 혼내 줘! 어서, 그들에게서 공주를 구해!”
나이가 쉰 살쯤 되는 귀족은 기사 이야기 읽기에 푹 빠져 있었어.
기사가 뭐냐고? 옛날 서양에서는 말을 타고 싸우는 사람을 기사라고 불렀어. 그 기사가 괴물이나 마법사와 싸워 공주를 구한다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바로 기사 이야기야.
아무튼 이 나이 많은 귀족은 기사 이야기에 너무 빠진 나머지, 자기가 진짜 기사라고 착각을 하고 말았단다.
“안되겠어. 내가 직접 온 세계를 돌아다니며 악당을 물리쳐야겠어.”
이 귀족은 모험을 떠날 생각에 몹시 들떴어.
“그래, 그래! 기사라면 멋진 이름이 필요하지. 흐음… 아! ‘돈키호테’가 좋겠어. 좋았어! ‘돈키호테!’ 아주 멋진 이름이야.”
귀족은 이름까지 ‘돈키호테’로 바꾸었단다. 그리고는 낡은 갑옷과 투구를 꺼내 입었어. 돈키호테는 하나뿐인 자신의 늙은 말 ‘로시난테’의 등에 올라탔어.
“자, 로시난테. 모든 준비가 끝났다. 어서 떠나자!”
모험을 떠난 돈키호테와 로시난테는 오래된 여관 앞을 지나게 되었어.
“오, 여기 훌륭한 성이 있군.”
돈키호테는 오래된 여관을 훌륭한 성이라고 생각했어.
“좋은 생각이 났어! 이 성의 성주에게서 정식으로 기사 임명을 받아야겠다!”
기사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었어. 왕이나 다른 높은 사람이 ‘이 사람은 훌륭하고 용감한 사람이다’ 라고 인정을 해야 기사가 되는 거였지. 돈키호테는 이제 곧 정식 기사로 인정받을 생각에 가슴이 부풀었어. 정식 기사가 되어야만 무기를 들고 싸울 수가 있거든.
돈키호테는 씩씩하고 당당하게 여관으로 들어갔지.
“어서 오십시오, 손님!”
여관 주인은 갑옷을 입은 돈키호테를 보고 깜짝 놀랐어. 게다가 돈키호테가 무릎까지 꿇고 칼을 내밀며 말하는거야.
“성주님, 제게 기사 작위를 내려 주십시오.”
“소, 손님, 무슨 말씀이신지요? 전 성주가 아닙니다.”
“성주님께서 제게 정식 기사로 임명해 주시기 전에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겠습니다.”
돈키호테의 진지한 표정과 행동을 보고 여관 주인은 킥킥 웃음을 터뜨렸어.
‘킥킥, 안그래도 잠이 오던 참인데, 장난 좀 칠까?’
여관 주인은 돈키호테의 칼을 받아 들고 여관에 온 손님들의 계산서 장부를 펼쳤어.
“좋소. 당신을 기사로 임명하오. 부디 신의 은총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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