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아무 생각 없었어
사실은 아무 생각 없었어
네가 인상 쓰며 심하게 말해도
별 생각 없었어
밖은 비가 많이 내렸어
우산 중 핑크색
우산을 집어 들곤
사실은 아무 생각 없는 채로
그냥 비 오는 거릴 걷고 싶었어
뭐라고 말할까 고민은 해 봤지만
아무 생각도 안 드는 걸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그렇게 말없이 걷는데
커다란 눅눅한 강아지를 만났어
자긴 두 살 먹은 뚱이라며
내게 조용히 속삭였어
사실은 아무 생각 없었어
아무 걱정도 없었어
네가 인상 쓰며 심하게 말해도
별 생각 없었어
뭐라고 말할까 고민은 해 봤지만
아무 생각도 안 드는 걸 어떡해
그냥 뚱이와 함께
비 오는 하늘을 봤어
눅눅한 비구름이
우리 머리 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