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떠난 자리의 우리

전기성
앨범 : 제비다방 컴필레이션 2015
너희들은 아직도
그 얘기를 하고 있는 거야
이미 시간은 새벽을 지나
아무 것도 결론 낼 수 없는
승자도 패자도 없는
무의미한 논쟁을
끝내지 못하고 있잖아
순전히 자기 밖에 모르는
아주 못돼 먹은 어린 아이처럼
아직도 나의 속을
뒤집어 놓는 것도
변치 않아서 난 맘에 들어
그리 오래된 것 같지도 않아
별 일 없을 때면 늘 모였던
그 작은 거리에
그 작은 까페에 모여
실없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비웃었잖아
말도 안 되는 몽상들은
마치 연기처럼 희미하게
눈 앞을 흐리다 다시
선명해져 가면 왠지 슬퍼졌어
넌 취한 제비처럼 누군가에게
속삭여주던 그 노래 이제
그렇지만 이 작은 거리에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것 같아
허무해졌어
그 때도 영원할 거라
생각하지 않았지만
너무 오랜만에 봐서 못 알아본
그 때도 조용하게 노래를 만들고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던
이 친구 이름이 뭐였더라
많이 변했네 뭔가
잘 나가는 것 같은데
무모한 청춘을 과시해야 했던
그 때의 우리들을 동경했었다는
그 말에 많은 생각이
머리를 맴돌아서
나는 그냥 웃었어
넌 취한 제비처럼 누군가에게
속삭여주던 그 노래 이제
그렇지만 이 작은 거리에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것 같아
허무해졌어
그 때도 영원할 거라
생각하지 않았지만
오 제비처럼 누군가에게
속삭여 주던 그 노래 이제
그렇지만 이 작은 거리에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것 같아
그 때도 영원할 거라
생각하지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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