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은 나무에 내리는
초록을 만드는 물이 되고파
메마른 땅 위에 스며들어
씨앗을 깨우는 내가 되고파
모든 아픔을 다
고스란히 담은채로
흔적도 없이 저 구름속에 갇혀도
오랜 시간 떠돌다가
저 거친 사막 한가운데 떨어져도
외로운 모래 곁에 누워
위로가 되는 그런 내가 되고 싶어
나도 아팠던 기억이 고이는
상처를 씻어주는 물이 되고파
때묻은 마음에 흘러내려
순수한 날의 눈물이 되고파
모든 눈물을 다
고스란히 담은채로
흔적도 없이 저 바다 속에 묻혀도
오랫동안 흐르다가
그 많은 상처 다 씻겨져 없을때쯤
나 오랫동안 흐르다가
너의 곁에서 나 머물러 쉬고 싶어
시간이 흘러 네 옆에 있을 때
티 없이 투명한 물이 되고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