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시작돼버렸지
힘들고 길고 재미없는 레이스
흙먼지 묻은 땀방울 흘러내리면
거친 숨소리 턱 끝을 조여 오르고
무심히 앞질러
지나가는 뒷모습들이 너를
더 외로워지게 하지만
넘어져 울지 말고 여기 손 잡으렴
한숨 고르고 천천히 일어나
늦어져도 괜찮아
가끔은 주위를 둘러봐
이렇게 내가 있잖아
너의 곁에
지나는 바람에 마음을 식히고
가끔은 뒤도 돌아봐
너도 내 손 잡아 주겠니
누군가 그려놓은
자주 빛 좁은 레인은
같은 곳을 맴돌게 할 뿐이야
그토록 원한다면
낯선 곳을 향해도 좋아
지켜봐 줄테니
저 멀리 들고 있는
늘어진 하얀 리본은
네가 정한 결승선이 아니야
그들의 기대와는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더 멀리 달릴 수 있다고 믿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