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임금님 3부

레몽
앨범 : (소리동화 레몽) 벌거벗은 임금님
행진이 시작되는 전날 밤 재봉사들은 밤새도록 옷을 지었어. 긴 자로 옷감을 채는 척하기도 하고, 공중에서 큰 가위로 자르는 시늉도 하고 실도 없는 바늘로 옷감을 꿰매는 척도 했지. 그리고 날이 밝자 옷을 든 것처럼 한쪽 팔을 높이 들고 임금님한테 갔어.
“임금님, 옷이 완성되었습니다. 이 옷은 거미줄처럼 가볍습니다. 아무것도 입지 않은 것 같지요. 자, 새 옷을 입혀 드리겠습니다.”
임금님이 옷을 몽땅 벗자, 재봉사들은 임금님의 팔과 다리를 들어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옷을 입히는 시늉을 했어. 임금님의 몸을 잡고 뒤에 끌리는 옷자락을 단단히 매어 주는 척도 했지. 임금님은 거울에 이쪽저쪽 몸을 비춰 보며 신하들에게 물었어.
“자~ 어떤가? 잘 어울리는가?”
“훌륭합니다. 정말 잘 어울리십니다.”
신하들은 너도나도 옷이 잘 어울린다며 호들갑을 떨었어. 그러자 임금님도 흐뭇하게 웃었지.
드디어 임금님이 궁궐 밖으로 행진을 시작했어. 길가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외쳤어.
“세상에나! 임금님의 새 옷은 정말 아름답잖아! 정말 최고야!”
사실 사람들한테도 임금님의 새 옷은 보이지 않았어. 하지만 바보 소리를 들을까봐 서로서로 그 사실을 숨긴 것이었지. 임금님은 새 옷이 너무나도 많은 칭찬을 듣자 우쭐해졌어.
그때였어. 한 어린아이가 소리쳤어.
“하하하. 임금님이 아무것도 입지 않았잖아!”
그 순간 사방이 조용해졌어. 잠시 뒤 사람들이 수군대기 시작했어.
“저 말 들었나? 저 아이가 그러는데 임금님께서 아무것도 안 입었대. 사실 내 생각도 그렇긴 해.”
“임금님이 벌거벗었다!”
“와하하하하!”
“임금님이 아무것도 입지 않았어!”
마침내 사람들은 와르르 웃음을 터뜨렸어. 그러고는 일제히 소리쳤지.
“벌거벗은 임금님 좀 보세요!”
‘아이고, 창피해라. 이놈의 재봉사들을 가만두나 봐라.’
하지만 거짓말쟁이 재봉사들은 이미 도망친 후였어. 임금님은 거울 앞에서 벌거벗은 자신의 모습을 보았어.
“아, 내가 여태껏 다른 사람의 말에만 신경 쓰며 너무 부끄럽게 살았구나.”
그 후로 임금님은 다른 사람의 시선을 쫓아 멋부리기만 하는 임금님이 아니라 백성들을 두루두루 살피는 훌륭한 임금님이 되었다고 해. 그리고 온 나라 백성들의 존경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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