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와 두루미 2부

레몽
앨범 : (소리동화 레몽) 여우와 두루미
며칠 후 여우는 숲 속을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다가 두루미를 만났단다.
"여우야, 지난번에는 고마웠어."
두루미가 먼저 인사를 했어.
"뭘 그 정도 가지고."
여우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였어. 많이 남겨서 좀 그렇지만."
두루미가 화를 내지 않으니 오히려 여우가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였어.
"그래서 말인데 여우야, 널 우리 집으로 점심 초대하고 싶은데 어때?"
"정말? 나야 좋지!"
"그럼 점심 때 우리 집으로 와."
"응, 이따 꼭 갈게."
여우는 점심이 되기만을 기다렸지.
점심때가 되자 여우는 서둘러 두루미네 집으로 갔단다.
"어서 와, 여우야. 점심 식사 준비는 다 해놨어."
두루미가 반갑게 여우를 맞아주었어.
"정말 고마워, 두루미야. 맛있는 냄새가 나는 걸?"
여우는 입맛을 쩝쩝 다시면서 집으로 들어갔어.
식탁 위에는 목이 기다란 호리병 두 개가 놓여 있었어. 병 안에는 여우가 제일 좋아하는 고깃국이 들어 있었지.
"우와, 고깃국이구나.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거야!"
여우가 침을 꿀꺽 삼키며 소리쳤어.
"네가 좋아하니 다행이다. 얼마든지 먹으렴."
여우는 식탁에 앉자마자 뭉툭한 주둥이를 호리병에 가져다 댔어. 하지만 가늘고 기다란 병목 때문에 통 먹을 수가 없었지. 혓바닥을 쭉 내밀어 보기도 하고 입을 잔뜩 오므려 보기도 했지만 고깃국은 냄새만 맡을 수 있었어.
"여우야, 왜 안 먹니? 어서 먹어."
두루미는 긴 부리를 병 속에 넣고는 맛있게 먹었어. 하지만 여우는 한 입도 먹지 못하고 땀만 뻘뻘 흘렸지.
"왜, 입에 안 맞니? 내가 먹을까?"
두루미는 여우 것까지 싹 비웠어. 여우는 그저 입맛만 쩝쩝 다실뿐이었지.
며칠 뒤 여우가 물고기를 잡고 있는 두루미를 찾아왔어.
"두루미야, 지난번에는 정말 고마웠어."
"뭘 그 정도 가지고."
"아니야, 잘 먹었어. 많이 남겨서 좀 그렇지."
두루미는 속으로 킥킥 웃었지. 그런데 여우가 저녁에 다시 초대를 하고 싶다는 거야.
'아, 이 녀석이 나를 또 골탕 먹이려고?'
하지만 거절 할 수 없었어. 그래서 할 수 없이 저녁때 두루미는 다시 여우네 집으로 갔단다.
"두루미야, 어서 와. 음식은 다 준비 해 두었어."
여우가 활짝 웃으며 두루미를 반겨주었어. 맛있는 생선국 냄새가 솔솔 풍겼지. 두루미는 식탁을 보고 깜짝 놀랐어. 여우의 자리에는 납작한 접시가 두루미가 앉을 자리에는 목이 긴 호리병이 놓여 있었거든.
"불편할까봐 호리병을 준비했는데 괜찮지?"
여우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어.
"여우야, 정말 고마워."
두루미가 활짝 웃으며 말했지.
두루미와 여우는 맛있게 음식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단다. 그 뒤로 둘은 정말 친하게 지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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