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께만

하윤주
( 회심곡 )
( 回心曲 )

*^^* 청정여여 *^^*

서산대사

서산대사가 지었다고 추정한다. 따라서 승려가사로 분류되며 무가(巫歌)와 상당한 관련이 있고 평민가사와 통하는 분위기이다.
초보적인 불교사상과 유교사상을 담고 있어 내세(來世)의 인과응보와 충성과 효도를 강조하고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현재까지도 많이 불리어지고 있다.
우리가 죽으면 어떻게 될까? 이 질문에 대해 살아서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다만 어떻게 믿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19세기 사람들은 이 문제에 대한 나름의 믿음이 있었다. 그러기에 굿도 하고 재도 지냈던 것이다. 예전 사람들의 사후관을 아주 쉽고 분명하게 표현한 노래가 바로 <회심곡> 이다. 회심곡은 본래 불교의 포교를 목적으로 불렀던 것인데 요즘은 경기민요 명창이 즐겨 부른다.

● <회심곡> 이해하기
<회심곡>은 불교가사이면서도 유교 도교 무속외에 민속적 요소들이 혼합되어 이루어진 특징을 가지는데 이것은 숭유억불정책을 써서 민간에서는 무속이나 민속적 요소가 만연했던 조선 시대에 순수 불교적 요소가 그대로 파급되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므로 불교 자체를 수용하면서도 당시의 사상적 바탕을 외면하지 못하고 혼용을 꾀한데서 연유한 것으로 보아진다.그러나 중요한 것은 <회심곡>은 다른 사상의 전파를 위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불교사상을 포교하기 위한 음악이었다는 사실이다.
<회심곡>는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석가여래의 공덕으로 이승에서 살다가 죽은 뒤에는 명부에서 재판을 받아 선업을 지은 사람은 극락으로 악업을 지은 사람은 지옥으로 간다는 것을 알고 언제나 선행하고 수행하여 착하고 올바르게 살아가자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또한 <회심곡>은 인생의 허망함을 바탕으로 망자탄식의 노래라 할 수 있으며 생전에 공덕을 많이 쌓아야 극락에 갈 수 있다는 교훈적인 내용 때문에 장례의식요에도 많이 불려졌는데 따라서 상여 소리에도 바로 <회심곡>이 등장한다. 상여 소리는 민요 중에서 의식요에 속하는데 특히 세가지 의식요 중 장례의식요에 속하는 것으로 이 상여 소리를 향두가 혹은 만가라고도 하는데 이 상여 소리의 한 부분은 <별회심곡>의 내용과 거의 일치하고 있다. 
또한 <별회심곡>을 제외한 다른 <회심곡>은 정교한 3.4조 내지 4.4조의 율격을 띠고 있는데 이러한 점은 음악에 있어서도 복잡한 리듬이나 형식이 아닌 일정한 장단과 단순한 멜로디로 불려졌을 것으로 추측이 되며 이러한 음악적 특징은 <회심곡>이 일반민중들이 쉽게 따라 부를 수 있었고 따라서 널리 향유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 <회심곡> 읽어보기

일심암 정남은 극락세계라 나무아미타불 / 천지지시 분한 후에 삼남화성 일어나서
세상천지 만물 중에 사람에서 또 있는가 / 이 보시오 시주님네 이 내 말씀 들어보오
이 세상 나온 사람 뉘 덕으로 나왔었나 / 불보살님 은덕으로 아버님 전 뼈를 타고
어머님 전 살을 타고 칠성님께 명을 빌어 / 제석님께 복을 타고 석가여래 제도하사
인생일신 탄생하니 한 두 살에 철을 몰라 / 부모은공 아올소냐 이삼십을 당하여는
애윽하고 고생살이 부모은공 갚을소냐 / 절통하고 애달플사 부모은덕 못다 갚아
무정세월 약유파라 원수백발 달려드니 / 인간 칠십 고래희라 없던 망녕 절로 난다
망녕 들어 변할소냐 이팔청춘 소년들아 / 늙은이 망녕 웃지마라 눈 어둡고 귀 먹으니
망녕이라 흉을 보고 구석구석 웃는 모양 / 절통하고 애달픈들 할 일 없고 할 일 없다
홍두백발 늙었으니 다시 젊듯 못 하리라

인간 백년 다 살아도 병든 날과 잠든 날과 / 걱정근심 다 제하면 단 사십을 못 사나니
어제 오늘 성턴 몸이 저녘낮에 병이 들어 / 섬섬하고 약한 몸에 태산같은 병이 들어
부르나니 어머니요 찾나니 냉수로다 / 인삼녹용 약을 쓴들 약덕이나 입을소냐
판수들여 경 읽은들 경덕이나 입을소냐 / 제미 서되 쓸고 쓸어 명산대찰 찾아가니
상탕에 마지하고 중탕에 목욕하고 / 하탕에 수족 씻고 황촉 한 쌍 벌여 세고
향로향분 불 갖추고 소지삼장 드린 후에 / 비나이다 비나이다 하나님전 비나이다
칠성님께 발원하여 부처님께 공양한들 / 어느 곳 부처님이 감동을 하실소냐
제일전에 진광대왕 제이전에 초강대왕 / 제삼전에 송제대왕 제사전에 오관대왕
제오전에 염라대왕 제육전에 번성대왕 / 제칠전에 태산대왕 제팔전에 평등대왕
제구전에 도시대왕 제십전에 전륜대왕 / 열시왕전 부린 사자 십왕전에 명을 받아
일직사지 월직사자 한 손에 패자 들고 / 또 한 손에 창검 들고 오라사슬 빗기 차고
활등 같이 굽은 길로 살대 같이 달려 와서 / 닫은 문 박차면서 천둥같이 호령하여
성명 삼자 불러내어 어서 나소 바삐 나소 /

뉘 분부라 거스리며 뉘 영이라 머물소냐 / 팔뚝같은 쇠사슬로 실낱같은 이 내 목을
한번 잡아 끌어내니 혼비백산 나 죽겠네 / 사자님아 내 말 듣소 시장한데 점심 잡수
신발이나 고쳐 신고 노자돈 가져가세 / 만단개유 애걸한들 사자가 들을소냐
애고 답답 설운지고 이를 어찌 하잔 말고 / 불쌍하다 이 내 일신 인간 하직 망극하다
명사십리 해당화야 꽃 진다고 슬퍼마라  / 명년삼월 봄이 되면 너는 다시 피려니와
인생 한 번 돌아가면 다시 오기 어려워라 / 이 세상을 하직하고 북망산에 가리로다
어찌 갈고 심산험로 정수 없는 길이로다 / 불쌍하고 가련하다 언제 다시 돌아오리
처자의 손을 잡고 만단설화 유언하고 / 정신차려 둘러보니 약탕관을 버려 놓고
지성구호 극진한들 죽을 병을 살릴소냐 / 옛 노인의 말 들으니 저승 길이 머다더니
오늘 내가 당하여는 대문 밖이 저승이다 / 친구 벗이 많다하니 어느 친구 대신 가며
일가 친척 많다더니 어느 친척 등장하랴 / 구사당에 하직하고 신사당에 허배하고
대문 밖을 썩 나서니 적삼 내어 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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