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개화

주원탁 (JUWONTAK)
밤에도 낮에도
피고 지는 그댄
얼마나 또 그려내야
잊혀질까요
긴 기억 너머 우리는
닮아 있는 건지
달 흐르는 이 밤에도
시린 슬픔 선명한데
다시 만난 오늘이
또 우연이라고
바라만 보다가
돌아섰나요
다시 만날 내일이
우리의 인연이라면
어둔 밤 넘어서
내게 와요
한 걸음 다가가면
멀어지는 그대
얼마나 더 기다려야
닿게 될까요
꿈에라도 마주칠까
옷깃을 스칠까
어두워진 골목 끝에
잡힐 듯 또 사라지네
다시 만난 오늘이
또 우연이라고
바라만 보다가
돌아섰나요
다시 만날 내일이
우리의 인연이라면
어둔 밤 넘어서
내게 와줄래요
외롭고 지친 생
혼자 견딘 날들
서로에게 닿아
이제
끝내 돌아온 길에
나 알아본다면
달빛에 기대어
웃어줄래요
다시 만난 이 생이
우리의 운명이라면
긴 밤을 접어서
내게 와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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